“선체 밑에서 폭발 일어난 듯” … 잠수사들 “절단면 불규칙”

입력 2010-04-14 01:38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에 나섰던 잠수사들은 절단면이 매끈하게 잘려나간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찢겨진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내부 폭발보다 강력한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물 위로 드러난 부위를 사진으로 살펴본 군 관계자들도 선체 밑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났을 것으로 분석했다.

천안함 함미 인양업체 88수중개발 정성철 대표는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함미 절단면 상태가 두부 자른 모습처럼 단정하지는 않았다”며 “저절로 부러진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회사 정호원 부사장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잠수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절단면은 매끈하게 잘린 것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불규칙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함미 좌현은 스크루부터 30m, 우현은 36m 부분을 연결한 비스듬한 형태로 잘려나갔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내부 폭발이 아닌 암초나 선박 간 충돌 등 외부충격으로 침몰한 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함미 이동작업 현장에 있던 한 잠수사는 “모든 사람들이 경악할 정도로 절단면이 너덜너덜하고 상태가 안 좋았다”며 “어마어마한 충격으로 찢겨 나간 것처럼 보였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단면이 톱니 모양으로 찢겨져 있었다는 것은 사고 당시 강한 외부 충격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추적레이더가 달린 사격통제실 벽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크게 들어간 것도 외부 충격의 정황으로 보인다. 76㎜ 함포, 40㎜ 부포가 온전하고 선체에 그을린 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내부폭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양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절단면의 일부 단면만을 본 잠수사들의 증언으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 부사장은 “예인과정에서 절단면이 물 위로 올라왔었다”며 “크레인 위에서 충분히 봤다”고 전했다.

한편 함미쪽 기관조정실은 들려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YTN이 공개한 절단면 상단부분 사진을 보면 연돌(연통)이 사라진 뒷부분에 녹색 바닥으로 보이는 부분이 돌출돼 있다. 이에 대해 국방운영개혁관 구옥회 해군제독(소장)은 “사진에 나타난 녹색 부분은 기관조정실에 깔린 우레탄 바닥재 같다”며 “기관조정실은 연돌 아래쪽에 있는데 이 부분이 갑판 위로 돌출된 것으로 봐서 상당히 강한 충격이 아래에서 위쪽으로 전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초록색 우레탄 바닥은 함체의 진동을 흡수해 승조원들의 활동을 편하게 하기 위해 깔아놓은 것이다.

구 제독은 함미의 아랫부분을 볼 수 없어 선체 아래에서 어뢰 등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버블제트현상에 의한 충격인지 직접적인 타격에 의한 충격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진단했다. 기관조정실은 가스터빈실과 디젤엔진실이 자리잡고 있는 기관실 위쪽에 있고 함미와 함수가 절단된 부분 가까이에 있다. 구 제독은 기관실이 피로파괴나 전단파괴 등 내부적인 요인으로 폭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즉 내부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동 과정에서 보이지 않았던 연돌과 어뢰, 미사일 등은 함미가 침몰한 해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양업체 관계자는 “연돌은 민간업체에서 소형크레인을 이용해 인양을 하겠지만 어뢰나 미사일은 해군에서 직접 수거한다”며 “해저 어느 곳에 있는지 해군 쪽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6면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백령도·평택=전웅빈 이경원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