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들 “익명 악플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0-04-13 18:43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에 독자들이 댓글을 달도록 한 것은 한국의 오마이뉴스(ohmynews.com)가 처음이었다. 2007년부터 인터넷실명제가 실시되면서 현재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한국 뉴스사이트는 실명을 등록한 이들만 댓글을 쓰도록 허용하고 있다.

인터넷실명제가 법제화되지 않은 미국에서도 익명 댓글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많은 신문이 익명 댓글을 점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NYT는 12일 ‘뉴스 사이트들이 익명 댓글을 재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WP가 실명 댓글을 더 잘 보이게 배치하는 방안을 실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NYT도 댓글을 달기 전 몇 가지 개인 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독자가 올린 댓글만 읽을 수 있도록 독자가 선택하게 했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은 댓글을 사전 혹은 사후에 검열한다.

허핑턴포스트는 댓글에도 순위를 매겨 신뢰도가 높은 회원이 쓴 댓글을 위로 올려 보여줄 방침이다. 허핑턴포스트의 설립자인 애리안나 허핑턴은 “익명성은 인터넷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사람들이 익명 뒤에 숨어 불쾌하고 일방적인 댓글을 쓴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제도가 없는 미국에선 실명제 도입도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NYT는 “이메일 주소와 이름만 등록하도록 해도 공격적인 댓글이 크게 줄 것”이라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자신의 사진을 올리게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