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에 ‘입학생 바꿔치기’까지… ‘악취’ 조리高 교장 기소

입력 2010-04-13 18:36

교비 횡령, 입시비리, 뇌물 공여 등 각종 교육 비리를 저지른 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허상구)는 13일 교비 수억원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입학 시험 점수를 조작해 합격생을 뒤바꾼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한국조리과학고 교장 진모(7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진씨는 2005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학교비품 납품 대금이나 공사비 등을 부풀려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49차례 학교운영비와 국고보조금 4억92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진씨는 횡령한 돈을 개인 빚을 갚거나 자녀 유학비 등에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씨는 입학시험에서 합격생을 ‘바꿔치기’하는 입시 비리를 저지르기도 했다. 진씨는 지난해 11월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평가에서 교사들을 동원해 합격생 15명의 면접 점수를 깎아 탈락시키는 대신 남학생과 중학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 등의 점수를 높여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의 지시를 받은 이 학교 교감과 교사 등은 면접 점수는 물론 시험 답안지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씨는 남학생과 내신 성적 우수 학생들이 대학 진학과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 합격생 바꿔치기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씨는 지난해 2월에는 교장실에서 경기도의회 의원 황모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진씨는 “국고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며 황씨에게 4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 황씨는 돈을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