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中 LCD공장 승인 ‘만만디’ 속태우는 국내 업체들
입력 2010-04-13 18:25
중국 정부의 ‘만만디’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지쳐가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내 LCD 공장 투자 승인이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쑤저우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7.5세대 패널 공장을,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4조7000억원을 들여 8세대 패널 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지난해 말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
당초 중국 정부가 늦어도 지난달 말까지는 최종 승인 여부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에 발표될 것 같다는 얘기가 한달째 반복되고 있다”며 “기다리고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의 결정이 늦어질수록 업체의 사업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쑤저우 공장의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잡은 삼성전자로선 승인이 계속 지연될 경우 양산 계획을 다시 조정해야 할 판이다.
중국의 결정을 둘러싼 업계 소문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처음 투자 계획을 밝혔을 때만 해도 “중국이 최고 기술력을 가진 외국 업체의 대규모 투자를 마다할 리 없으니 무난히 승인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업체들과 일본, 대만 기업까지 뛰어들면서 “공급과잉 우려 때문에 외국 업체를 선별 승인해 한국 업체 2곳 중 하나는 탈락할 것”이란 설이 유력해졌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승인되리라는 전망이 또다시 대두됐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달 말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과 LG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공장 설립 허가를 따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삼성과 LG 측은 인센티브 포기 사실을 부인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