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관계회복 ‘봄바람’
입력 2010-04-13 18:18
위안화 절상 등 대화·협력 통해 해결 공감대
그동안 외교적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워싱턴 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국면에 접어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오후 워싱턴DC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갈등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는 물론 중대한 국제문제와 지역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으며, 이란 제재 문제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티베트와 대만 문제, 위안화 절상 등 민감한 부분은 상호 입장을 존중하면서 원칙적인 부분에 동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만과 티베트 문제에 대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안정,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민감한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번영은 중국에 유익할 뿐 아니라 미국에도 유익하고, 전 세계에도 유익하다”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후 주석은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양국은 동료관계를 확립하고 응당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 핵안전, 기후변화, 이란 핵문제, 한반도 핵문제 등에 대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면서 미국의 입장을 배려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긍정적이고도 건설적인 만남을 가졌고, 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솔직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미국 언론과 중국 언론들도 이날 회담에 대해 “양국 간 해빙무드가 시작됐다”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정상은 위안화 환율문제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이었다. 후 주석은 “위안화 절상은 중·미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의 취업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는 방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이는 외부 압력에 의해 추진하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과 중국 경제 운용 상황을 총괄해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며, 양측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위안화 절상)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대화와 협력은 하되 자발적,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에 나서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