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키예프 “안전 보장되면 사임”

입력 2010-04-14 01:54

반정부 시위로 남부 지역으로 피신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안전이 보장되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13일 고향 마을인 테이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와 친척들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과도 정부 수반인 로자 오툰바예바 사회민주당 대표에게 대화를 위해 내가 있는 잘랄아바트로 와 달라고 제안했다”며 “만일 오툰바예바 대표가 나를 체포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과도정부는 바키예프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짐벡 베크나자로프 과도정부 부총리는 “우리 대표단이 바키예프 대통령이 있는 곳에 함께 있다”며 “그는 언제, 어떤 형식으로 협상이 시작돼야 하는지 스스로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짐베크 베크나자로프 과도정부 내무부 장관은 “바키예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폐지했으며 그가 자발적으로 사임하기 바란다”면서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병력을 보내 체포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러시아와 미국이 오툰바예바 대표가 이끄는 과도정부에 지지의사를 보내면서 바키예프 대통령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키르기스스탄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로버트 블레이크 미 국무부 남·중앙아 담당 차관보는 키르기스스탄을 향해 떠났고, 미국의 마나스 공군기지도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과도정부 제1부총리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로부터 확고한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우리는 형제와 같은 나라”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약 1억5000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