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 정상회의] 핵 유출·탈취당할 가능성 가장 큰 나라는… 北·파키스탄·옛 소련 국가들
입력 2010-04-13 18:11
미국 핵 전문가들은 핵물질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탈취될 가능성이 큰 나라로 북한과 파키스탄, 옛 소련 국가들을 꼽고 있다.
유출 가능성 1위 국가는 단연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 정보기관 내부의 도움으로 테러 단체가 핵무기나 핵물질을 탈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12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핵무기 보유량은 적지만 파키스탄 내의 극단주의 단체가 세력을 계속 키워가고 있는데다 앙숙관계인 인도가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점이 핵 유출 위험 1위 국가로 지목되는 이유다. 미 조지타운대 평화안보연구소의 대니얼 바이먼 소장은 “파키스탄 정부 내 일부 세력이 알카에다에 매우 동조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8년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반(反)인도 무장단체 라시카르 에 타이바(LeT)도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탈취할 가능성이 있는 세력으로 꼽힌다. 파키스탄 정보부가 LeT를 적대국인 인도에 대한 일종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핵 시설들이 탈취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옛 소련 국가들의 일부 핵 벙커와 연구소 원자로의 보안이 허술한데다 아예 창고에 보관된 핵물질의 수량과 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바이먼 소장은 “핵물질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창고에 방치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도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의 핵물질을 시리아에 팔아넘겼다는 의혹을 받는 등 핵 안보 위협국으로 지목받고 있다. 시리아에 대한 핵물질 판매 의혹은 북한이 시리아 외 다른 나라들에도 암시장을 통해 핵 관련 설계도와 장비 등을 팔아넘겼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밖에 전 세계 민간 연구용 원자로들도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대가 최근 내놓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민간 연구용 원자로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이 60t가량 존재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미국과 러시아 외의 나라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