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멀티태스킹 기능… 진화하는 ‘아이폰’
입력 2010-04-13 17:33
아이폰은 계속 진화한다. 미국 애플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한층 강력해진 아이폰 운영체제(OS) 4.0버전을 공개했다. 올 여름에 나올 차세대 아이폰은 물론 최근 출시된 태블릿PC ‘아이패드’와 기존 아이폰 3GS, 아이팟터치 3세대 모델에도 적용되는 OS다. 새 기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OS 업그레이드만 하면 새 제품처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폰 OS 4.0은 100개가 넘는 추가 기능을 담았다. 이중 ‘게임센터’ 기능은 아이폰을 소니 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와 닌텐도DS를 위협하는 휴대용 게임기로 거듭나게 할 전망이다. 네트워크 상의 다른 이용자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혼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초대하거나 원하는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게 된 것. 소니와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업체들은 아직 휴대용 게임기에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5만개가 넘는다. 포스톨 애플 부사장은 “소니 PSP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 2477개, 닌텐도DS가 4321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에선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대한 콘텐츠 물량에다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라는 날개를 달았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보다 화면이 크고 하드웨어 성능이 향상된 아이패드까지 포함하면 게임업체로서 애플의 위력은 더욱 커진다.
멀티태스킹 기능이 생긴 것도 아이폰 OS 4.0의 주요 특징이다. 현재 구동 중인 프로그램을 끝내지 않은 채 다른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게 된 것. 기존 아이폰에선 배터리 수명과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문제를 해결했다.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진행 중인 작업들 아이콘이 화면 하단에 나타난다.
OS 4.0에선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만든 전자책 콘텐츠 마켓 ‘아이북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이북스 아이콘을 클릭하면 가상 서가가 나오고 책을 고르면 종이책의 책장을 넘기듯 읽을 수 있다.
이밖에 OS 4.0엔 애플리케이션 폴더가 생겼고 이메일 서비스가 개선됐으며 새로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가 추가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