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함미 수중 이동 왜… 수심 낮아 1시간쯤 작업 가능
입력 2010-04-13 01:03
침몰한 천안함 함미 부분이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옮겨지면서 날씨만 좋다면 작업은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인양 작업 9일째인 12일, 사고 해역에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과 3~4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인양 작업은 난항을 겪는 듯했다. 또한 조류가 빨라지는 사리 기간(14~16일)이 다가오면서 인양 작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함수 부분 인양을 맡은 팀은 기상 악화로 이날 오후 대청도로 피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밤늦게 풍랑주의보 발령이 예상되는 등 기상 악화가 우려되자 오히려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조건과 사리 기간이 겹쳐 1주일 가까이 작업을 못할 수 있는데다 애써 설치한 쇠사슬이 선체와 꼬일 우려도 있어 인양팀은 더욱 속도를 냈다.
결국 악조건 속에서 작업이 강행됐고, 쇠사슬 1개가 연결돼 있던 함미에 쇠사슬 1가닥이 더 설치됐다. 쇠사슬이 2가닥이 되면서 수중에서 함미를 이동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오후 6시쯤 백령도 연안으로 함미가 옮겨져 수심 25m 아래 뻘에 안착했다. 군은 함미 이동 과정에서 절단면 등을 통해 실종자의 시신이나 파편이 유실될 것을 우려해 그물망을 설치했다. 또 함미 이동 경로를 따라 해군 해난구조대(SSU) 등 잠수대원들을 투입, 수색 작업을 실시했다.
함미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쇠사슬 1가닥이 더 필요하다. 물 밖으로 나올 때 함미의 무게는 600t으로 늘어난다. 쇠사슬 2가닥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예정대로 쇠사슬 1가닥을 더 설치한 뒤 인양에 나설 계획이다.
군 당국과 인양업체는 함미의 경우 기상 여건이 좋다면 2~3일 내로, 함수는 조류가 약해지는 조금 기간(21일 전후)에 인양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미가 얕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대원들의 여건은 훨씬 좋아졌다. 당초 함미가 놓여 있던 수심 45m에서는 잠수대원들이 한계상황에서 작업한다. 수중 작업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작업 속도가 느리다. 함수 부분보다 수심이 깊은 함미 부분에서 작업이 더딘 이유였다. 군 관계자는 “45m에서 작업할 때보다 수심은 절반 정도 얕지만 작업 시간은 5~6배인 1시간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미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실종자 수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난구조 전문가인 송무진 중령은 “수심은 낮아졌지만 조류의 영향으로 선체가 그네처럼 움직인다”면서 “무게 600t짜리 그네에 잠수대원들이 투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