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 반도체 공장에 정신과 의사 왜?
입력 2010-04-12 18:46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정신과 전문의가 배치됐다. 그동안 심리상담사는 있었지만 정신과 의사가 공장에서 진료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정신과 의사 1명이 기흥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담 및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의사가 공장에 상주하는 것은 아니고 주 1회 반나절 동안 있으면서 상담을 원하는 직원들을 만나게 된다. 내과 외과 중심의 진료소나 심리상담실은 대기업 사업장에 많이 있지만 정신과 의사가 정기적으로 진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심리상담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것이며 최근 추진 중인 ‘꿈의 일터’ 만들기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 측의 이런 조치를 놓고 직원들의 스트레스 강도가 너무 크다는 방증이란 견해도 있다. 지난 1월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이모(51) 부사장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끊임없는 압박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삼성 측의 공장 내 의사 배치가 최근 논란이 된 사업장 내 근로자의 백혈병 사망과 관련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노동계에선 수년 전부터 삼성 반도체 공장 직원 몇몇이 백혈병으로 숨진 것을 놓고 “공장의 작업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삼성전자 측이 이를 사전 예방 차원에서 공장 내에 의료진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15일 기흥공장의 근무환경을 언론에 공개키로 한 삼성전자의 조치와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조치와 백혈병 사망 사건은 무관하다”면서 “세간의 의혹과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생산라인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