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경쟁, 앗! 뜨거워
입력 2010-04-13 13:36
연간 5000억∼6000억 소비시장 놓고 10여개 업체 도전
커피전문점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연간 5000억∼6000억원대에 이르는 커피전문점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상륙이 잇따르고 있으며, 토종 브랜드들은 공격적으로 매장을 오픈하며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다. 뒤늦게 커피시장에 뛰어든 후발업체들은 1등 업체의 상호명이나 콘셉트를 모방한 ‘미투전략’이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틈새시장을 노린다.
미국 유명 커피 브랜드 털리스는 지난 5일 서울 도산대로와 뱅뱅사거리에 직영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털리스는 커피 본고장으로 불리는 시애틀에서 스타벅스, 시애틀즈 베스트와 함께 3대 브랜드로 꼽힌다. 올해 국내에 10개, 3년 이내에 100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한국 상륙 11년째를 맞는 스타벅스는 토종 업체들의 반격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점포 수 323개, 매출액은 2007년 1344억원에서 지난해 2040억원으로 51% 증가했다.
그 뒤를 토종 업체인 롯데 계열의 엔제리너스와 할리스가 각각 점포 수 256개, 235개로 쫓고 있다. 1998년 6월 국내 첫 커피전문점을 연 할리스는 올해 매장을 29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엔제리너스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32% 늘었고, 할리스는 2006년 261억원에서 지난해 873억원으로 234%나 신장했다.
이 외에도 커피빈,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카페베네, 다비치커피, 파스쿠찌, 빈스앤베리즈, 파레일리 등 10여개 커피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주요 상권과 대학가 근처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는 업체까지 따지면 정확한 수는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2008년 4월 오픈한 카페베네(Caffe Bene)는 커피빈(Coffee Bean)과 비슷한 상호명을 내세운 전략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현재 전국에 173개 점포를 운영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연 15∼20%씩 성장하면서 패스트푸드점도 커피 전쟁에 가세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월부터 전국 230여개 매장에서 맥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커피전문점보다 저렴한 가격(2000원대)이 강점. 맥도날드 관계자는 “올 들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성장했다”고 말했다. 버거킹도 2008년 6월부터 전국 102개 매장 중 일부에서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선두 업체들은 매장 차별화와 고급화로 맞서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스타벅스 삼성역사거리점은 폐교의 마룻바닥을 재활용하고 매장 내 모든 조명을 LED 전구로 사용한 ‘친환경 매장’임을 내세운다. 엔제리너스는 부산 사직구장점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유니폼을 전시하는 등 차별화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원두커피 인기는 편의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GS25에서 판매하는 음료 중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한 상품은 커피(17%)로 2007년과 2008년 각각 1위였던 차음료와 과즙음료를 제쳤다. 특히 매장에서 직접 내려주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올 들어 3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9.8% 증가하며 전체 상품 중 최고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