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총선·대선 동시 투표… 24년만에 다당제 선거
입력 2010-04-12 18:38
아프리카 수단에서 대선과 총선 등의 동시 선거 투표가 11일(현지시간) 시작됐다. 24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다당제 선거다.
수단 25개주에 설치된 1만700여개의 투표소에서 13일까지 사흘 동안 치러지는 이번 투표의 결과는 예정대로라면 18일쯤 나올 예정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수단의 이번 선거에는 1600여만명이 투표자 등록을 했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재단인 카터센터 등에서 파견된 국제선거감시단원 800여명이 감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86년 이후 처음 실시되는 동시 선거는 집권 국민회의당(NCP) 출신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의 북부 이슬람 정부와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이 이끄는 남부의 반군이 2005년 1월 20년간의 내전을 종결하면서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마련됐다.
그러나 투표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야당이 유권자 명부 누락을 이유로 투표 기간을 7일간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SPLM은 “우리 당 고위 당직자 이름조차 유권자 명부에 없었다”며 “여기에다 투표소가 선거 시작 시간보다 늦게 여는 등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일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투표 기간 연장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야당들은 내전지역인 다르푸르의 난민이 투표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 등을 들어 선거 연기를 요청했지만 알 바시르 대통령은 거부했다. 이에 SPLM 소속 야시르 알만 후보와 움마당 소속 사디크 알 마흐디 후보 등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후보를 사퇴했다. 결국 이변이 없는 한 알 바시르 대통령의 재선이 무난한 상황이다. 선거 결과 여부를 떠나 정통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수단의 ‘남북 평화’가 앞당겨지기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