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감독 캐머런, 아마존 댐 건설 저지 나섰다

입력 2010-04-12 19:02


“뱀은 먹잇감을 서서히 목졸라 죽이죠. 우리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정부 분리정책은 뱀과 마찬가지입니다. 저항합시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흐르는 브라질 싱구강을 배경으로 중년의 백인 남성이 열변을 토한다. 연설을 듣는 70여명의 원주민처럼 얼굴에 칠을 했다. 그는 미국의 명감독 제임스 캐머런(55)이다. 그가 자신의 영화 ‘아바타’ 주인공처럼 지난달 아마존에서 열린 부족장 회의에 참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싱구강에 세계 3번째 규모가 될 ‘벨로몬테 댐’ 건설을 강행 중이다. 이달 20일 건설사 수주전이 예정돼 있다. 졸지에 조상 대대로 물려온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이 마지막 노력으로 13개 전체 부족장 회의를 열면서 캐머런을 초대한 것.

캐머런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방문 소감을 밝히면서 “아바타 시나리오를 15년 동안 집필하면서 환경론자가 됐다”면서 “하지만 기껏해야 집에 태양열과 풍력 장치를 설치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환경 파괴와 싸우기 위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바타 속편에 대한 영감도 얻고 돌아왔다고 했다.

댐 건설을 막는 일은 캐머런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 “아마존 현실이 영화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그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댐 건설 재고를 촉구하는 편지를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주 아마존을 다시 찾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