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튼 칼리지 리틀 교장 “교원평가제, 봉급·인사와 연계 바람직 안해”

입력 2010-04-12 19:02


“교원평가를 봉급이나 자리(인사)와 연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영국의 명문 사립고인 이튼 칼리지(Eton College)의 토니 리틀(사진) 교장은 12일 서울 하나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도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과는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에 전면 도입되는 교원평가제가 교사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활용돼야지 나쁜 점만 지적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리틀 교장은 사교육 시장 규제와 관련해 “사교육이 사라지도록 공교육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학부모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며 “그렇다고 시장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법적으로 규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570년의 역사를 가진 이튼 칼리지는 지금까지 총리만 18명을 배출한 학교로 졸업생 중 50∼60%가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리틀 교장은 2002년부터 이 학교를 이끌어오며 학교별 등수를 매기는 정부 정책이 전인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해 영국 교육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리틀 교장은 간담회에 이어 하나고 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초청강연에서 이튼 칼리지가 학과 수업보다는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리틀 교장은 “매주 3일은 점심 이후 학과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