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우주센터, 2차 발사 준비 한창… “두 번 실패는 없다”
입력 2010-04-12 19:08
“두 번 실패는 없다. 지난해 ‘절반의 성공’을 넘어 이번에는 꼭 ‘완벽한 성공’을 이뤄내겠다.”
우리나라 우주 전초기지가 있는 남도의 끝자락 외나로도에 ‘자력 위성 발사’를 향한 꿈이 아지랑이처럼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는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2차 발사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25일 1차 발사 때 로켓은 무사히 쏘아 올렸지만 상단부의 한쪽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되지 않아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했던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해 아쉬움과 실망을 남겼었다.
하지만 7개월여 만에 다시 찾은 나로우주센터에 이런 아쉬움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2차 발사 성공을 염원하는 연구원들의 얼굴엔 새로운 자신감과 희망이 싹트고 있었다. 1차 발사 후 대부분 돌아갔던 러시아 기술진 80여명도 다시 합류해 우리 연구진과 함께 땀방울을 쏟고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은 “이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더 이상 갈 데가 없다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엔 정성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나로호 2차 발사를 위한 3대 하드웨어는 이미 나로우주센터에 이송 완료된 상태다.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나로호 상단부(2단)와 페어링은 지난달 23일, 러시아 기술로 개발된 1단 발사체는 지난 5일 우주센터에 입고됐다. 8일 저녁엔 마지막으로 대전 KAIST 인공위성센터에 보관돼 있던 과학기술위성 2호가 무진동 차량에 실려 옮겨졌다.
정부 차원의 나로호 발사 종합 점검도 시작됐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이 직접 우주센터로 내려와 나로호 이송 후 각종 시험·점검 및 향후 조립 계획, 발사대 성능 점검, 관제·추적 장비 점검 등을 챙겼다. 항우연 조광래 우주발사체사업본부장은 “특히 페어링 미분리 원인으로 지목된 방전과 기계적 끼임 현상 둘 다 조치했으며 비파괴 검사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나로호 상단부와 과학기술위성 2호의 본격 조립에 들어가 다음달 안에 1단 발사체와 최종 조립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번 주말쯤 나로호관리위원회를 열어 2차 발사일과 예정일을 결정, 이르면 19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발사일은 6월 중순을 넘길 경우 장마 등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급적 그 전에 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흥=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