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WP 인터뷰 “북, 스스로 核 포기하지 않을 것”

입력 2010-04-13 00:59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사고, 북한 현 상황에 대한 평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한·미 동맹, 한·중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주요 발언.

◇북한 핵=“북한은 스스로 핵을 포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6자회담 참가국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스스로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면 모르겠지만, 자진해서 쉽게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려고 노력한 자체가 과거 북한 정부에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우리가 북한 정권을 넘어뜨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하자는 것이 나의 구상이다.”

◇천안함 사고=“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투명하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처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다른 나라나 국제기구도 필요하면 합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유엔에서도 협력을 받아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고 한다. 그래야 우리가 원인에 대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간보다는 정확하게 조사하는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 원인이 나오면 그때 대응책을 내놓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직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단호히 대처할 생각을 갖고 있다.”

◇한·미 FTA=“한·미 FTA 비준이 단순한 양국 경제 협력의 차원을 벗어나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를 설득해 이른 시일 안에 비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의 FTA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의) 아시아 전체 전략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미 FTA는 중국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

FTA란 항상 부분적으로는 마이너스 플러스 요인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합쳐서 플러스가 된다면 추진해야 한다.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미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갈 위험성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 정부, 오바마 행정부의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