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5.2%로 상향

입력 2010-04-12 19:02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개월 만에 0.6% 포인트 오른 5.2%로 잡았다. 수출의 꾸준한 증가에다 강한 내수회복이 더해져 경기의 탄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유가 등 원자재값이 오름세를 타고 원화가치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수출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자생력 회복 뚜렷=한은은 12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상반기 6.6%, 하반기 4.0%로 연간 5.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11일 한은이 예상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4.6%였다.

한은의 전망치 수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의 뚜렷한 회복세다. 민간소비는 당초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4.0%로 올려 잡았다. 설비투자 증가 폭은 11.4%에서 13.4%로 상향했다. 근로자 명목임금 상승과 자영업자 사업소득 개선 등으로 가계소득도 상당 폭 늘어나며, 취업자 증가 폭도 당초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올려 잡는 등 고용 사정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는 민간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는 올해 전체 성장률 5.2% 중 4.9% 포인트를 차지하고,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설의 부진으로 증가세가 지난해 말 전망 때의 2.5%에서 2.0%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은 오르지만 물가상승률은 낮춰 잡았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개인서비스 요금 안정 등 영향으로 당초 연평균 2.8%에서 2.6%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011년 중 소비자 물가는 경기회복 지속으로 수요 압력이 커지면서 3.3% 오를 것으로 예상, 지난번 전망 때보다 0.1% 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지난번 전망 때의 170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이번 경제전망 수정치는 김중수 신임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의 잣대로 제시한 민간자생력 회복의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한은은 저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상승 압력 등의 부정적인 측면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