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금통위원에 임승태씨 추천… 은행聯의 감독기관 인사 추천 논란
입력 2010-04-12 21:43
지난 7일 퇴임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심훈 전 위원 후임으로 임승태(56·사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후보로 추천됐다. 하지만 추천 기관인 은행연합회가 감독 기관인 금융위의 현직 관료를 후보로 추천한 것의 적절성 여부, 독립성이 생명인 금통위의 관료 출신 증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임 위원을 4년 임기의 금통위원 후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심 전 위원 자리는 은행연합회장 추천 몫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임 위원은 단독으로 추천받은 만큼 사실상 금통위원 임명이 확정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24일 퇴임하는 박봉흠 금통위원 후임에도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들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관료들이 금통위원 자리까지 독식한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의 무게추도 견제와 균형보다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심 전 위원은 한은 출신으로 부산은행장을 역임했다. 한은 출신이 1명 주는 대신 관료 출신이 늘면서 금통위에서 인플레이션 퇴치보다는 성장에 역점을 두는 ‘비둘기파’의 입지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통위원 7명 중 한은 총재와 부총재 등 당연직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을 기획재정부 금융위 한은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추천 기관의 추천을 받도록 한 금통위원 임명 방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 금통위원을 추천토록 한 것은 금융계의 시각이나 견해를 통화정책에 반영하라는 취지인데, 금융업계를 좌지우지하는 금융위 고위 관료를 추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임 위원은 경기고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시 23회의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전 재경부 총무과장과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사무처장 등을 거쳤다.
배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