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4·19 혁명 당시 교회의 잘못 회개하고 시대적 소명 못함을 반성”
입력 2010-04-12 20:55
간간이 봄비가 흩뿌리는 11일 오후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와 강북지방회가 개최한 4·19 50주년 기념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에 목회자와 성도 2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4·19 혁명 당시 한국교회의 잘못을 회개하고, 현재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있지 못함을 자성했다.
참석자들은 ‘복음으로 나라와 민족을 새롭게’ ‘한국교회와 감리교단, 섬기는 교회를 위해’ ‘정의와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등을 놓고 한뜻으로 기도했다.
강북지방 선교부 안법모 총무는 “적은 무리로도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이끌었던 감리교가 이 시대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며 “상처받은 이웃을 배려하는 교회,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실현하는 교단으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강북지방 사회평신도부 총무 박용학 장로는 “4·19 혁명의 주역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에서 생명 되신 예수님을 삶 가운데로 다시 모시고 교회마다 결단과 다짐의 시간이 되길 원한다”고 기도드렸다.
신문구 서울연회 감독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우리는 4·19 영령 앞에 부끄러워하고 회개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당시 정권의 부정을 질책하지 않고 예언자로서의 소명도 감당치 않은 부끄러운 역사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19의 고귀한 피 앞에 우리는 변화돼야 한다”며 “한국도, 교회도 회개하고 하나님에게로 돌아가야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회 청장년선교회 연합회장 구호림 권사가 대표로 ‘2010 감리교 4·19 선언문’을 낭독했다. “우리는 개인 구원은 물론 나아가 이 역사 속에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사회를 개혁하는 선교에 앞장설 것을 선언한다.”
이번 기도회 외에도 4·19 5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국교회에서 이를 재조명하고 자성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젊은이들이여 일어나 빛을 발하라-4·19 학생운동과 오늘의 학생운동’이란 주제로 4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