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CCC·GMS 조직개편… 가볍고 강하게, 본부 권한 축소 현장 중심으로

입력 2010-04-12 17:30


역사가 오래된 선교단체일수록 복음전파의 노하우가 많다. 이들이 가만히 앉아 노하우를 축적한 것은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와 변화 과정을 통해 시대에 맞는 선교전략을 만들어냈다.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은 끝없는 변화를 추구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 위해서는 과거를 기념하며 지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말씀을 전했던 미군 군목 김태일 목사는 전시 경험을 통해 군대조직과 장비를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미군을 예로 들며 “한국의 선교단체들도 수시로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제선교단체인 대학생선교회(CCC·Campus Crusade for Christ)와 국내 최대 교단선교부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세계선교회(GMS)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현장 중심의 선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관리에서 운동 차원으로=국제 CCC의 눈에 띄는 변화는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가 수평화됐다는 점이다. CCC는 그동안 행정 중심의 본부와 현장 체제로 이원화돼 총재와 부총재, 지역책임자(DOA·Director of Affairs)와 국가 대표라는 수직구조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 구조에서 선교 현장과 최고 리더십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다. 개편을 통해 부총재직을 없앴다. 관료화될 수 있는 구조를 과감히 탈피해 선교 현장과 행정책임자 간 거리를 좁힌 것이다. CCC는 7월부터 새로운 조직으로 움직이게 된다.

다양한 사역을 5가지로 압축시킨 것도 큰 변화다. 학생, 리더, 교회가 주도하는 선교 운동을 비롯해 선교 소프트웨어와 맨파워 등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박성민 대표는 “학생, 지도자, 교회 주도의 선교운동은 앞으로 국제 CCC의 세 가지 중요한 트랙이 될 것”이라며 “선교회가 가진 운동 역량을 증대하기 위함”이라고 9일 말했다.

이와 함께 타 단체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표는 “하나님 나라 확산을 위해서라면 단체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은 세계 선교를 이뤄가는 데 필수 요소가 됐다.

◇지역 선교부에 권한 위임=GMS는 선교 현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각 지부를 지역 선교부 형태로 확대, 발전시켰다. 현재 파송 선교사 수는 국내 교단 중 가장 많은 2082명 규모. 본부에서 관리하기엔 버거운 숫자다. 지역 선교부 제도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 본부 권한을 지역 담당자에게 이양함으로써 현장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필요 등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GMS는 그동안 선교사 출입, 프로젝트 허가, 선교비 송금, 안식년, 인사, 배치, 재정 등 선교사와 관련된 업무를 모두 국내 본부가 도맡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를 곧바로 처리하지 못했다. 지부는 선교사들의 친목 모임 수준 정도였다. 이 때문에 선교 활동은 전략이 부재했고 선교사 활동은 개인화됐다. 이는 선교사역과 비용의 중복 현상을 초래했다.

GMS 강대흥 사무총장은 “지역 선교부 제도는 선교사의 인사, 사역과 관련해 현장 선교부에 더 많은 재량권을 두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경험 많은 시니어 선교사들을 통한 멘토링 시스템이 적용되는 한편, 사역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심화된 전문화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선교부 강화에 따라 선교 현장의 체계도 변화되고 있다. 중남미 선교부의 경우 한 선교사가 운영하던 방송국(200만달러 가치)의 재산권을 GMS 소유로 넘기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지부는 개인 선교사 중심의 사역에서 팀 사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동 법인을 설립했다. 몽골의 경우 선교사 전원이 팀 사역을 선교전략화하기로 결정하고 재정이 투명한 선교현장을 만들기로 했다.

강 사무총장은 “지역 선교부의 성패는 결국 리더십에 달렸다”며 “전문성 계발을 위한 훈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