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유속 빨라지고 기상 악화… 일러야 주말께나 인양 가능

입력 2010-04-11 19:20


해군 천안함 인양작업이 8일째로 접어들었지만 기상상황 악화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당초 군은 15일까지 인양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해 백령도 사고 해역의 기상상황으로 천안함 인양은 빨라야 이번 주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양작업 지연, 합동조사단 보강=군과 민간인양팀은 11일 함미 부분 인양을 위한 두 번째 체인 연결작업과 함수 부분의 첫 번째 체인 보강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고 해역의 거센 조류 때문에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사고 해역의 파고는 1.5m, 풍속은 15노트였지만 조류가 3노트 정도로 빨라졌다. 해군 관계자는 “유속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인양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기상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민·군 합동조사단을 대폭 강화했으나 실제 원인 파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합동조사단 민간인 위원장에 윤덕용(71)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 공학과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또 선체관리 및 폭발사건 유형조사 전문가 30여명이 추가됐다. 미국 해군안전센터조사단 조사관 3명과 조함단원 4명도 이날 도착해 12일 조사단에 합류한다.

폭발사건 전문가들은 과거 러시아 잠수함 폭발사건, 포클랜드 전쟁 시 침몰됐던 영국 군함의 사고원인 조사 결과가 3∼4개월 뒤 발표된 점을 감안, 원인 규명에 3개월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 전문연구원은 “최근 다양한 검증방법이 개발됐기 때문에 2개월 내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외부 공격일 경우 공격 주체를 분명히 밝히기 힘들다는 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파편물이 특정 국가에서 제조된 것이라 해도 제조 국가가 사용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제기된 은폐 의혹=천안함 침몰 당시 관측된 지진파가 강력한 음파를 동반한 인공지진으로 보고됐음에도 군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에 따르면 지질자원연구원은 사건 발생 후 5시간 만에 지진파 발생시간, 위치, 규모 등을 보고했고 1시간 뒤에는 음파 분석 결과까지 추가 보고했다. 연구원은 폭발이 수면 아래 10m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했을 때 TNT 260㎏의 폭발에 해당하고 음파가 이중으로 돼 있다고 보고 했다. 노 대변인은 “두 번 음파가 관측된 것은 이중의 폭발이 있었고 외부의 큰 폭발이라는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자료를 받는다고 다 발표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고시간을 결론 내릴 때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