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

입력 2010-04-11 23:03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1943∼60) 열사의 범국민장이 반세기 만에 경남 마산과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11일 엄수됐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대표 백남해 신부)가 중심이 돼 마산에서 열린 ‘민주수호 정신계승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에는 열사의 누나인 영자(74) 경자(69)씨, 동생 길열(54)씨 등 유가족과 ‘4·11민주항쟁 50주년 행사 준비위원회’ 김영만 위원장과 민주인사 등 1000여명이 참가했다.

범국민장에는 3·15와 4·19 때 희생된 전국 영령 200여위의 추모행사도 겸해 치러졌다.

장례는 당시 김 열사의 시신을 인양했던 마산 중앙부두에서 오전 11시 발인과 시신 운구 등으로 시작됐다. 운구행렬은 부두를 출발해 마산도립병원, 3·15탑, 남성동 파출소, 창동, 북마산파출소, 용마고등학교 등 당시 시위 현장을 거친 뒤 김 열사의 묘지가 있는 남원으로 자리를 옮겨 마무리됐다.

중앙부두에 도착한 김 열사의 누나들은 열사의 시신 인양 지점 표지판 앞에서 동생의 사진을 쓰다듬어 숙연한 분위기가 됐다. 경자씨는 “주열이를 50년 전에 고향 선산에 그냥 매장했다”며 “50년 만에 범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러주신 마산시민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열사의 친척으로 생전에 가까이서 교감을 나눴던 김병오 전 국회의원은 “반세기가 지났지만 예를 갖춰 장례를 제대로 치르는 것은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요 의무”라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범국민장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주열 열사는 60년 3월 15일 자유당의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실종됐다가 27일 만인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시신으로 떠올랐다.

마산=이영재, 남원=김용권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