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무죄 이후] 한명숙 지지율 수직 상승… 오세훈과 격차 한자릿수로
입력 2010-04-11 23:08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무죄 판결로 서울시장 선거 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30·40대 표심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이 표심 변화가 선거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주목된다.
◇오세훈이 여전히 강세=본보와 GH코리아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민주당 한 전 총리,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자유선진당 지상욱 대변인 등 4명의 가상대결을 실시한 결과 오 시장이 43.3%를 얻어 한 전 총리(35.8%)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노 대표 3.3%, 지 대변인 0.6%, ‘잘 모르겠다’는 17.0%로 조사됐다. 다만 오 시장이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를 압도적으로 이겼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그 격차가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지난 2월 26∼28일 GH코리아 여론조사 당시 오 시장은 46.5%, 한 전 총리는 26.4%였다.
한 전 총리가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원희룡 나경원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 두 사람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온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원 의원 대 한 전 총리는 30.0% 대 39.0%, 나 의원 대 한 전 총리는 33.0% 대 41.0%였다. 원 의원과 한 전 총리가 맞붙을 때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3.4%로 오 시장(17.0%), 나 의원(19.0%) 때보다 높았다. 특히 후보별 가상대결 시 한나라당 지지층만 놓고 봤을 때 지지율은 오 시장(85.9%), 나 의원(72.9%), 원 의원(63.3%) 순이었다. 이는 한나라당 지지층 사이에서 후보에 따라 연령대별, 지역별로 약간씩 차이를 보이고, 본선 경쟁력을 놓고도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30·40대 표심 변화=가장 큰 변화는 30·40대에서 나타났다. 오 시장을 지지하던 30·40대가 한 전 총리 지지 쪽으로 돌아서는 기류가 감지된다. 오 시장과 한 전 총리 등 4인 가상대결 결과 30대에서 오 시장은 34.0%, 한 전 총리는 4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0대에서는 오 시장(42.1%)이 한 전 총리(39.1%)를 조금 앞섰다. 지난 2월 조사 때는 30대에서 오 시장(42.0%)이 한 전 총리(28.4%)를 압도했고, 40대에서도 오 시장이 41.4%를 얻어 한 전 총리(33.3%)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GH코리아 이종민 차장은 11일 “숨어 있던 30·40대 민주당 지지층이 한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 전 총리가 앞으로 서울시장 후보로서 던지는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끌고 가던 선거판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대 부동층 30%로 최다=20대의 경우 오 시장 지지율이 32.8%로 한 전 총리(34.8%)에 근소한 차로 밀렸다. 그러나 ‘잘 모르겠다’(30.1%)는 부동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왔다. 20대 유권자들이 향후 한 전 총리 수사를 둘러싼 논란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50대와 60세 이상에서는 오 시장이 55.7%, 58.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한 전 총리는 50대에서 33.2%, 60세 이상에서 24.8%로 여전히 열세를 보였으나 2월 조사 때보다 상승 추세를 보였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