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430개교 교장, 공모제로 뽑는다
입력 2010-04-11 19:42
교육과학기술부가 하반기 교장 결원이 생기는 학교 중 절반 이상에 대해 교장공모제를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 교장공모제가 기존 교장자격증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한 초빙교장제 확대에 불과해 승진제도 개혁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올 8월 말 정년퇴임 등으로 교장 결원이 발생하는 전국 768개 초·중·고교 가운데 56%인 430곳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임용되는 공모 교장의 임기는 9월 1일부터 2014년 8월까지 4년간이다. 임용 예정일 기준 교장자격증이 있고 4년간 교장으로 재임할 수 있는 교육공무원(국공립 대학교원 제외) 가운데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한다. 교장에 처음 임용되는 경우 정년 잔여 기간이 2년 이상 4년 미만이면 예외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교장 공모를 실시하는 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초등학교 45곳, 중학교 21곳, 고교 9곳 등 교장 자리가 비는 75곳에서 공모제를 시행한다. 경기는 128곳 중 64곳, 부산은 49곳 가운데 25곳, 광주는 23곳 중 12곳이다.
교과부는 교장자격증 소지자 인력풀이 한정돼 있어 유능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취지를 살리는데 미흡하다고 판단, 임용 예정일까지 1000명에게 교장자격 연수를 받도록 해 총 3140명의 자격증 취득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들과 아직 교장 발령을 받지 못한 1230명, 일부 현직 교장까지 응모하면 평균 10대 1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과부는 또 공모 교장 선발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 교장 심사를 주관하는 교육청 교장공모심사위원회에 학부모, 지역주민, 외부 전문가 등 외부 인사를 50% 이상 위촉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번 교장공모제는 교장자격증 취득까지의 모순과 부조리는 손도 못 댄 정책”이라며 “교장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변질되고, 교장자격증 취득 열풍과 과열 승진 경쟁이 일선 학교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