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학생들 수업태도가 꼴찌인 이유
입력 2010-04-11 20:49
우리 교육이 가진 최대의 문제는 공교육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공교육의 우울한 실상은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히토쓰바시 문예교육진흥회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기관이 한국 일본 중국 미국 고교생 617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조사한 결과 한국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 가장 애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론 수업 중 조는 한국 학생이 중국(4.7%) 미국(20.3%)보다 훨씬 많은 32.3%나 됐다. 한국 학생들은 또 ‘수업내용을 공책에 잘 정리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8.1%로 일본(93.1%) 중국(90.1%) 미국(89.1%)보다 매우 낮았다. ‘수업 중에 적극적으로 발표한다’고 답한 비율도 16.3%에 불과했고 교과서 중시 수업 선호도도 일본 중국보다 현저히 낮은 39.6%에 머물렀다.
종합해보면 한국 학생들은 4개국 가운데 수업 집중도와 태도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다. 이번 조사뿐 아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 한국 고교생들은 중국과 일본 고교생들에 비해 가장 수동적인 방법으로 공부하고, 학교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미래의 주역들이 이처럼 공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사교육 경쟁력이 공교육을 능가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원 생활이 학교 생활보다 더 중요하게 돼버린 것이 근본 원인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은 공부하는 곳은 학교라기보다 학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성적도 학원이 더 잘 관리해준다고 믿고 있다.
이는 잘못된 입시제도에도 원인이 있지만 공교육 담당자들의 책임이 크다. 교사들이 열정과 성의를 다해 학생들을 대하고 학생들이 교실수업을 좋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조는 것은 어쨌든 교사들이 만족스런 수업을 못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교육당국도 수준별 이동수업이나 방과후 교실 등 다양한 방식을 총동원해 공교육 정상화에 진력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