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정보 9만5000여건 유출… 위조카드 49개국서 유통

입력 2010-04-11 19:42

국내 신용카드 정보 9만5000여건이 외국인에게 해킹당해 국내외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정보는 수백개의 위조 신용카드로 변해 전 세계 49개국에서 사용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1일 루마니아인 해커가 빼돌린 신용카드 정보를 다시 사들여 위조 카드를 만든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엄모(3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루마니아인 해커는 현지 경찰이 붙잡아 조사 중이다.

엄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말레이시아에 있는 국제 브로커에게 건당 30만원을 주고 51건의 신용카드 정보를 구입해 위조 카드를 만든 혐의다. 이들이 사들인 신용카드 정보는 루마니아인 해커가 국내외에서 빼돌린 것이다. 엄씨 등은 위조 카드를 사용하기 전 경찰에 적발됐다.

그러나 루마니아인 해커가 빼낸 9만5000여건의 국내 카드 정보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943장의 위조 카드로 복제된 후 세계 49개국에서 2687차례 불법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6억7700만원어치, 1503건은 결제가 승인돼 국내 카드사에 손해를 입혔고, 1184건(7억1600만원)은 승인이 거부됐다. 경찰은 정보가 유출된 고객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고 카드를 재발급해 주도록 신용카드사에 당부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