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피는 독보다 진하다

입력 2010-04-11 17:16

그 동산엔 내가 있었다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열매 한입 가득

식도 타고 내려가 애간장 빙빙

한참을 달아오른 난만은 곧

난분분 난분분

너는 나의 아담, 나는 너의 하와

명치에서 떨어져 서로의 수치에서

피어나던 날, 종일토록 무화과 잎으로

서로의 피 말리던 날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선악과 금단증세

온몸으로 주고받으며

독사의 혀 꽃피우던 날

훗날

잎만 무성하던 무화과

다시는 열매 맺지 못하리라,

십자가에서 붉게 덮여져

빈 무덤에서 부활로 피어날 때

선악(善惡)과 무화(無花)의 열매

갈보리와 에덴에서 서로를

뒤덮던 날, 뒤엎던 날

그 동산엔 내가 있었다

내 안에 든 피의 기원

고스란히 날 해독한 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골 1:20)

신충화(고양비전순복음교회 전도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