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동역자는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입력 2010-04-11 17:39

나에겐 단 하나뿐인 언니가 있다. 같은 자매인데 성격도 외모도 참 다른 데가 많아서 자라면서 많이 싸우고 다투곤 했다. 그런데 우리는 둘다 목회자 사모가 되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언니를 만나러 갔다. 오랜 만에 언니 가족과의 만남.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기에 더 가깝고 의지가 된다. 전도사님은 형부와 함께 중국 선교를 위해 나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늦은 밤 외출을 하고….

언니와 오랜 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섬기는 교회이야기에서부터, 어린시절 이야기, 지금의 삶의 이야기 등등. 피를 나눈 자매이기에 할 수 있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도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언니는 나와 우리 전도사님의 소개로 형부를 만났고, 형부도 지금 목회의 길을 걷고 있다. 단독 목회, 더군다나 지하 개척 교회.

오늘 언니와 이야기 나누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 4살 된 조카 민렬이가 김치를 너무 잘 먹는 모습에 가슴 아프다며 눈물을 흘리는 언니를 보니 반성하게 된다. 정말로 다른 반찬이 없어 김치 한가지에 밥을 주다보니 4살, 여느 아이들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는 김치를 너무나 맛있게 먹는다는…. 형부도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는지 생선을 한마리 사들고 왔다고 했다.

얼마 전엔 둘째 조카 은비의 예방접종비가 없어 눈물이 나도록 속상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어떻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결혼식때 받은 예물과 갖고 있던 액세서리들을 모두 처분했단다. 밀린 공과금을 내기 위해. 난 그동안 먹고, 쓰고, 자고, 입는 것에 별로 걱정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불평하고 감사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는데, 언니는 먹는 것, 쓰는 것, 자는 것, 입는 것이 모두가 걱정거리임에도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채워주심에 감사하며, 어려움 중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려움에 처한 교인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 언니를 보니 나도 우리 벧엘교회를 위해, 벧엘교회 성도들을 위해, 앞으로의 사역과 주님의 계획하심을 기대하며 사모하는 마음으로 지금보다 더 많이 기도해야 함을 깨달았고 또한, 언니와 형부가 섬기는 의정부 우리 교회의 부흥과 속한 영혼들을 위해 중보하며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은 언니를 위해서 형식적인 기도만 했었던 것 같다.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뼛속까지 아리도록 가슴이 아픔은 언니의 그런 힘듦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뜨겁게 기도하지 못한 나의 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역자라하고 기도하지 못한 나의 죄. 앞으로는 피를 나눈 가족의 기도가 아니라, 같은 십자가의 길을 걷는 동역자로서 언니를 위해 더 많이 더 간절하게 기도하리라. 하나님 안에서 동역자는 마음을 나누고 가진 것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기도하는 사람이기에. 목회라는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게 된 언니와 나. 단 둘뿐인 우리 자매에게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나에겐 언니라는 언니에겐 나라는 동역자를 붙여주신 것이다. 언니도 나도 날마다 감사하며 웃는 사역을 감당하길 기도한다.

박선희 <홍천벧엘교회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