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문봉선 전, 수묵향 짙은 ‘임진강의 풍광’

입력 2010-04-11 18:04


문봉선 전

미술관 2층에 들어서면 길이 36m에 달하는 ‘대지(임진강)’가 관람객의 시선을 붙든다. 네 벽면을 빙 둘러 전시된 작품은 먹물을 거의 묻히지 않은 갈필(渴筆)법을 이용해 안개 낀 임진강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2004년 임진강의 풍경을 보는데 아름답다기보다는 가슴이 찡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리랑 같은 애잔한 선율을 담아보자’고 2006년 10월에 시작해 다듬는 작업까지 1년 이상 걸린 작업입니다. 분단된 산하의 풍경을 수묵으로 형상화하되 푸근하게 감싸안기 위해 철조망은 생략했습니다.”

한국화가 문봉선이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25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한강 하류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담아낸 길이 22m의 ‘대지(한강)’, 검은 화면과 여백을 절묘하게 배치한 ‘안개’, 버들가지의 운치가 느껴지는 ‘버드나무’ 연작 등 20여점을 내놓았다. 먹을 직접 갈아 작업하는 작가의 수묵향이 배어있는 작품들이다(02-720-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