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의 계절… 알레르기성 비염 조심!

입력 2010-04-11 17:40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봄에는 주로 오리나무 소나무 버드나무 등의 꽃가루가 문제된다. 대기 중에 있던 꽃가루가 코로 들어가면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 코 막힘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동물의 털 등에 의한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그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찾고 제대로 치료하면 쉽게 조절 가능하지만, 진단이 늦어지거나 만성화되면 코나 귀 목 등에 보다 심각한 여러 합병증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비염에 의해 이관(耳管) 입구가 부어서 막히면 중이 안의 압력 조절에 이상이 생겨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귀의 통증과 함께 청력 장애가 나타나며 세균이 침범하면 ‘화농성 중이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코 안쪽 깊숙이 두개골 안에는 소리의 울림통 역할을 하는 ‘부비동’이란 구조물이 있다. 비염에 의해 부비동의 개구부(출입구)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점액이 쌓이거나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고 흔히 말하는 ‘축농증(부비동염)’이 된다.

비염이 있을 때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보통 비염 때문에 생기는 콧속 분비물이나 혹, 가피(부스럼딱지) 등이 냄새를 전달하는 통로를 막아 후각세포의 작용을 차단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용복 교수는 “냄새 통로가 막혀서 후각 장애가 나타났다면 이를 제거하면 후각이 다시 돌아오지만 만약 비염의 합병증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후각 신경이 영구 손상 받았다면 비염이 치료되더라도 후각은 회복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염 때문에 또는 비염에 합병된 축농증에 의해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이 발생하면 만성 기침을 할 수도 있다. 보통 2∼4회 연속적인 기침이 나오며 밤에 특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받는 도중에라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 발열 오한 몸살 기운이 있고 기침이 심하게 지속되는 경우, 청력 저하나 귀의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 냄새를 맡지 못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