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신혼생활, 건강검진부터 챙기세요

입력 2010-04-11 17:41


5월의 신부가 될 직장인 최 모(30)씨.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약혼자와 병원을 가장 먼저 찾았다. 두 사람 모두 신혼부부를 위한 건강검진을 받기로 한 것이다. 백년해로와 2세 준비를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 체크가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흘이 멀다 하고 청첩장이 날아드는 봄철 결혼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요즘 신세대 혼수품목에는 건강검진이 꼭 들어간다. 그 만큼 몸의 건강은 행복과 직결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요즘 한국인 초혼연령은 남자 31.6세, 여자 28.7세로 몇 년째 상승 추세다. 이렇게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예비부부를 위한 검사는 일반 종합건강 검진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개인과 집안 병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보통 기본검사에 풍진 항체 검사, 남성 및 여성 호르몬 검사가 추가되는 정도다. 예비부부들이 이밖에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바이러스 매개 질환과 척추 건강 및 생식기능에 대한 점검이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는 90% 이상이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수직 전파되는 경로를 밟기 때문에 여성 쪽은 반드시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검사 결과 보균자가 아닌데도 항체가 없다면 혼전에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남성 쪽도 배우자에게 옮길 위험을 막기 위해 혼전 검사 및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또한 예비 신부는 여기에다 풍진 항체 검사,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검사, 초음파 검사 등 3가지를 추가해야 한다. 풍진 검사 후 항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예방백신을 맞은 후 최소 한달이 지난 뒤 임신을 시도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태아가 선천적인 기형을 갖고 태어날 위험성이 높아진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때문에 생기고,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백신 효과는 55세까지 기대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는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주기가 일정치 않은 여성에게 필요하다. 이 검사를 통해 자궁이나 난소에 물혹 등의 이상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대부분 살필 수 있다. 일반 여성 20∼30%에서 발견되는 물혹은 불임이나 유산 위험을 높인다.

한편 예비 신랑은 요도염과 전립선염 외에 성기능 및 생식기능 검사 등 비뇨기 계통의 점검이 필요하다. 요도염과 전립선염 감염 여부는 간단하게 소변과 혈액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고, 생식기능은 정액검사로 확인 된다. 명동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최근 공해 심화에 따른 환경호르몬 노출과 잦은 스트레스로 인해 정자감소증, 정자 활동성 부족 등으로 남성 불임과 성기능장애를 겪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척추와 구강 건강도 혼전에 미리 점검, 이상이 있으면 미리 치료해 두는 것이 좋다. 한국 여성의 50% 이상이 임신 중 요통을 겪고, 이 때문에 퇴행성 척추 질환이 촉진되는 것으로 보고 돼 있다.

일반적으로 예비 또는 신혼부부가 건강검진을 받는 데는 2∼3시간 소요된다. 비용은 추가 검사 수에 따라 20만∼40만 원 내외다. 우리들병원 건강검진센터 이태순 과장은 “풍진이나 성병 같은 기본적인 검사와 예방접종은 각 시군구청 보건소에서도 일부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식기능 관련 검사는 비뇨기과, 척추 건강 검진은 신경외과 또는 정형외과에서 실시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