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아직 희망은 있다”
입력 2010-04-09 22:04
벼랑 끝에 몰렸던 전주 KCC가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KCC는 울산 모비스를 69대 65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했다. 6차전은 11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경기 전 허재 KCC 감독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5차전 구상을 모두 털어놨다. 허 감독은 “하승진을 투입시킬 생각이 있다”고 했고 하승진은 4쿼터 모비스의 추격이 거세지자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 7분 8초를 뛰었다.
허 감독은 공격할 때 모비스의 함지훈을 최대한 바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도 설명했다. 수비에서도 외곽슛을 허용하더라도 함지훈을 집중적으로 막겠다고 했다.
경기 시작부터 KCC는 레더와 강병현이 함지훈을 몸으로 계속 밀어냈고 필요할 때는 두 명이 달려들어 밀착마크했다. 초반 다소 당황하던 함지훈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답게 직접 공격 보다는 던스톤을 활용하며 KCC의 골밑을 뚫었다.
경기 전반은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졌고 모비스는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시소게임을 벌인 끝에 2쿼터를 30-25로 앞선 채 끝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KCC는 레더와 전태풍이 모비스의 골밑과 외곽을 번갈아 흔들어놓으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레더와 전태풍의 활약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은 KCC는 모비스의 외곽슛 난조를 틈타 3쿼터가 종료됐을 때 52-42, 무려 10점차 리드를 잡았다.
모비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쿼터 들어서자마자 던스톤이 자유투와 골밑슛 등으로 5점을 잇따라 넣어 47-52까지 추격했다. 승부처라고 판단한 허 감독은 ‘하승진 카드’를 꺼냈고 하승진이 코트에 들어가자 경기장은 한껏 달아올랐다.
KCC가 하승진을 활용, 골밑을 공략하자 잠잠하던 모비스의 외곽슛도 덩달아 터졌다. 2분 16초가 남은 상황에서 모비스는 61-62, 1점차까지 쫓았지만 더 이상 점수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모비스는 종료 부저가 울리는 순간까지 림을 향해 슛을 시도했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정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