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시간내 타격” 새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키로
입력 2010-04-09 21:28
핵무기 사용 제한을 선언한 미국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글로벌 즉응타격(Prompt Global Strike)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자국 및 동맹국 등에 대한 핵 억지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PGS 프로그램에 따른 ICBM이 테러조직이나 적국의 도발에 대한 새로운 억지 전력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백악관도 성능이 개량된 ICBM을 핵 억지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군사적 옵션으로 적극 검토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즉응타격 체제는 미국이나 동맹국이 공격을 받거나, 받을 조짐이 보이면 지구의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미사일로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ICBM 개발을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연구를 진행해 왔고, 올해보다 45% 증액한 2억4000만 달러를 2011년 예산에 책정했다. 빠르면 2015년까지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총 예산은 20억 달러로 추산된다. 공군은 다음 달 최초로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월 발표한 ‘4개년 국방보고서(QDR)’에서 유사시 미국 또는 다른 지역에서 1시간 내에 특정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PGS체제 개념을 도입했다.
미국의 새 ICBM 개발은 새로운 핵정책을 곧바로 반영한 것이다. 기능이 향상된 ICBM을 전 세계 주요 전략적 지점에 배치, 자국 및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억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5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비핵국가들의 공격은 재래식 무기나 신형 무기 등 다른 옵션으로 저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개발은 러시아나 중국을 자극, 재래식 무기 증강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관리들이 군비경쟁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핵감축 계획을 꼬이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WP는 전했다.
ICBM에 핵탄두를 탑재했는지를 구별하는 것도 새로운 과제다. 미국이 비핵탄두 ICBM을 발사했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이 이를 핵미사일로 오인하고 대응 핵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해결책으로 핵탄두가 없는 ICBM이 핵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날게 함으로써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경우 러시아 조기경보시스템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