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양용은 굿샷 “감이 좋아”…마스터스 첫날 나란히 공동 2위

입력 2010-04-10 00:50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436야드)에서 8일 밤(한국시간) 화려하게 개막된 제74회 마스터스(총상금 700만 달러·우승 상금 135만 달러). ‘명인열전’ ‘메이저 중 메이저’로 불리는 이번 대회 1라운드를 요약하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태극기 휘날리며=한국남자골프의 양대 산맥인 최경주(40)와 양용은(38)의 샷은 눈부셨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는 8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한 관록을 앞세워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최경주는 전 세계 골프팬들과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 플레이로 판정승을 거둬 ‘K.J.Choi’의 위상을 드높였다.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로 샷 감각을 조율한 최경주는 악명높은 아멘코스 마지막홀인 13번홀(파5)부터 16번홀(파3)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는 뒷심을 발휘했다.

2007,2009년에 이어 세 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한 양용은도 버디 6개, 보기 1개를 곁들여 자신의 역대 마스터스 1라운드 성적으로는 가장 좋은 스코어를 적어내며 산뜻하게 첫날을 마쳤다. 양용은은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최초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데 이어 올해 첫 메이저인 이번 대회에서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어 메이저 2연승이라는 금자탑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나란히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역시 골프황제=5개월의 공백은 우즈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작년 11월 교통사고 뒤 불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른 우즈는 이글 2개, 버디 3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5개월간의 공백 기간이 무색할 정도로 변치않은 ‘골프황제의 샷’이었다. 특히 우즈는 왼쪽으로 심하게 휘어진 460야드 짜리 9번홀(파4)에서 나무에 가려 그린이 전혀 보이지 않는 왼쪽 러프에서 거의 90도로 꺾이는 마술적인 드로우 샷(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로 연결해 ‘역시 타이거’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나이는 숫자로 불과=1라운드 리더보드에는 51세의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6언더파 66타로 단독 1위에, 61세의 톰 왓슨(미국)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에 오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992년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었던 커플스는 안정된 퍼트를 앞세워 지난 1998년 이후 12년 만에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