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연아型 기업과 脫양극화 함께 가야
입력 2010-04-09 17:52
일본의 경제 전문가 두 사람이 8일 서울에서 열린 강연에서 각각 한국 경제를 평가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 교수는 우리 경제의 선전 배경을 분석했고, 경제 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둘 다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후카가와는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의 특징을 김연아 모델과 아사다 마오 모델로 대비했다. 김연아가 보편적인 기술을 잘 소화해 세계를 제패한 것처럼 한국 기업은 글로벌 모델에 집중 투자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과 수익을 단기간에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오가 고난도 기술을 연마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부은 것처럼 일본 기업은 기초연구에 집중 투자하면서 리스크가 큰 기술에 집착해 글로벌 경쟁에 뒤처졌다고 했다. 또 일본 기업은 내수시장에 안주했지만 한국 기업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 효과를 봤다고 지적했다.
오마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강연에서 한국 사회가 남과 북, 노와 사, 정·관계와 언론계, 노령층과 젊은층, 남과 여, 해외 진출 인력과 국내 잉여 인력, 국내외 원화가치 양극화 등 7가지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꼴이 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6가지 대비 전략을 주문했다. 재벌과 중소기업 대립, 미·중에 집중되는 수출 구조, 산업 공동화와 취업 감소, 중산층 감소, 리더십,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 구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최근 도요타 사태에 대한 한국의 안이한 반사효과 기대에도 일침을 놓았다.
분명 한국 경제는 글로벌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애로요인이 적지 않다. 후카가와는 일본 기업이 기초연구에 집착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뒤집어보면 한국은 낮은 기술 수준이 되레 문제다. 대일 무역적자가 연 300억 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이 아닌가. 칭찬과 비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 추구와 양극화 극복은 함께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