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저자 미치 앨봄 종교대회서 연설

입력 2010-04-09 19:46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사진)이 7∼1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0 종교 커뮤니케이션 대회에 참석, 자신의 신앙관을 피력했다. 이 자리엔 개신교를 비롯한 가톨릭 이슬람 불교 힌두교 등 전 세계 각 종파·교단 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등 수백 명이 참석했다.

유대계 미국인인 앨봄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신앙에 결정적 역할을 미친 두 사람을 소개했다. 한 사람은 어릴 적부터 출석했던 유대인 회당의 랍비 알버트 루이스. 그가 하나님의 존재를 믿게 된 건 8년 간 루이스와 나눈 삶과 신앙, 천국과 역사, 그리고 행복에 대한 대화 때문이었다. 이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 전 세계적으로 2600만권 이상 팔려나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다.

또 한 사람은 마약 밀매업자에서 목사가 된 헨리 코빙턴. 그는 지금 디트로이트 필그림 교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구제 사역을 펼치고 있다. 130년 역사의 이 교회는 지붕에 구멍이 나 있을 정도로 낡았다. 그럼에도 가난한 자를 먹이고 중독자를 보듬는 사역을 계속해오고 있다.

앨봄은 코빙턴 목사에 대해 “그는 모든 사람, 심지어 유대인인 나 같은 사람도 맞아줬다”며 “나는 이 교회에 출석한 첫 유대인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앨봄은 코빙턴 목사의 구제 사역에 영향받아 1980년대 후반부터 지역사회 재건을 위한 3개의 자선단체를 설립해 장애아, 홈리스를 돕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앨봄은 “신앙은 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믿기로 결단하는 일”이라며 “그 때문에 때로는 미쳤다고 오해도 받지만 그것이야말로 신앙을 신앙답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우리가 진실로 믿는다면 다른 사람을 나보다 더 낫게 여겨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나와 동등하게 소중한 존재인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남을 더 낫게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종교 커뮤니케이션 대회는 각 종교의 신앙을 표현하는 다양한 기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10년마다 한번 열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