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 알고보니 똑똑하네… 콤팩트디지털카메라 메고 벚꽃 나들이

입력 2010-04-09 17:30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나무들, 바람이 차가워선지 아직 꽃을 감춘 채 새침을 떨고 있다. 10일 시작될 예정이었던 한강벚꽃여의도축제는 꽃이 피지 않아 일정을 연기했다. 기다림이 길수록 만남의 기쁨은 커지는 법. 올봄 벚꽃축제는 여느 해보다 한결 멋스러울 것 같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날리듯 꽃비가 내릴 윤중로. 그 멋진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안 되는 게 어디 있나. 사진을 찍으면 될 일이다.

요즘 어느 집에서나 갖고 있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일명 ‘똑딱이’카메라. 이 똑딱이가 의외로 똑똑하다. 자동 카메라지만 여기저기 조금씩만 조절하면 고가의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 못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똑딱이가 원망을 제일 많이 듣는 것이 사진이 흔들려 나올 때다. “완전 자동이라더니 이게 뭐야” 라고 타박을 하기 전에 감도(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가 어떻게 설정되었는지 살펴보자.

스튜디오 노마드 정혜원 대표는 “감도는 필름의 빛에 대한 민감도 즉, 빛에 의해 변화되는 속도를 가리키는 것”이라면서 감도가 높으면 빛의 양이 모자란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했다. 날씨가 흐리거나 밤, 또는 어두운 실내에서 찍을 때 손이 살짝만 떨려도 사진은 엉터리로 나올 수 있다. ISO 수치를 높여 놓으면 이럴 염려가 크게 줄어든다. 보통 똑딱이는 ISO가 100에 고정돼 있다. ISO가 높으면 입자가 거칠어져 화질이 떨어지지만 크게 확대할 사진이 아니라면 400이나 800에 놓아도 문제가 없다.

또 인물 등 찍고자 하는 대상에 초점을 확실하게 맞추면 선명하게 나온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반셔터다. 셔터를 살짝 누르면 사각플레임이 뜨는데 그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표시다. 원하는 대상에 맞춰졌을 때 셔터를 ‘꾹’ 누르면 된다.

사진작가 박동철씨는 “벚꽃 등 배경과 인물이 둘 다 잘 나오길 바란다면 역광으로 찍으라”고 조언한다. ‘역광을 피하라’는 것은 왕초자들도 아는 얘기 아닌가? 박씨는 “역광으로 찍어야 꽃잎이 윤곽까지 또렷이 예쁘게 나온다”면서 “얼굴이 어두워지는 것은 플래시를 이용하면 보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에 찍는데 어떻게 플래시가 터질까. 역시 똑딱이는 안돼.” 이렇게 말하는 것은 똑딱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똑딱이에도 ‘강제발광’이라는 장치가 있어 주변 밝기와 관계없이 무조건 플래시가 터지게 할 수 있다. 박씨는 또 “밤에 찍을 때는 셔터 속도를 저속으로 조정해주는 슬로우싱크 기능을 활용하면 배경과 인물이 모두 환하게 잘 나온다”고 일러 준다. 슬로우싱크는 플래시 기능에서 찾으면 된다. 박씨는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처리닷컴(www.cheori.com4)의 주인장이다. 잎이 바람에 날려 후두둑 떨어질 때는 촬영모드에서 연속촬영을 선택하면 여러 장 중 제대로 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 찍었을 때 실제 색과는 다르게 나와 실망하는 때가 적지 않다. 니콘 포토스쿨 이숙현씨는 “맑은날 백열등 형광등 흐린날 등 광원에 따라 색의 밸런스를 조절해주는 기능이 카메라에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사용하면 실제보다 멋있는 색감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출을 보정해 사진색상을 좋게 해주는 기능도 있다. 봄날 벚꽃이나 겨울 설경을 찍을 때는 노출을 높여 1 정도에 놓고 찍으면 색감이 살아난다. 똑딱이는 대부분 색 밸러스는 자동, 노출보정은 0에 맞춰져 있다.

이씨는 또 “사진 찍을 때 중요한 것이 구도를 잡는 것”이라며 “가로:세로가 1:1.618의 황금분할(그래픽 참조)을 기억하라”고 일러준다. 황금분할을 이용해 화면 안(●부분)에 대상을 배치하면 보다 안정된 느낌의 세련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똑딱이 카메라로 풍경사진을 찍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사람이 주인공이다. 이승은 코리아나화장품 미용연구팀장은 “사진은 평면이어서 실제 얼굴형과 달라 속상할 때가 더러 있다”면서 몇 가지 테크닉만 알면 만족스런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찍을 때 너무 밝은 톤으로 메이크업을 하는 것은 금물. 자신의 피부 톤보다 한단계 어두운 파운데이션을 얼굴 전체에 꼼꼼하게 펴 발라준 다음 자연스런 색상의 페이스 파우더로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마무리한다.

둥글넙적한 얼굴이라면 관자놀이에서 입쪽으로 볼터치를 해준 다음 브라운 색으로 얼굴 외곽 전체를 어둡게 발라준다(셰이딩). 네모난 얼굴이라면 산호색과 브라운색 볼터치를 살짝 섞어 턱의 각진 부분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셰이딩을 넣어준다. 또 흰색 섀도를 눈 밑, 이마, 코, 턱 부분에 살짝 덧발라주면 이목구비가 또렷이 나온다. 눈썹 아이라인 립라인도 평소보다 조금 굵고 확실하게 그려 주는 게 도움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