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어떻게 되나…전문가 “南 배제땐 사업 힘들 것”

입력 2010-04-09 00:26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새 사업자와 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속내는 다르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겉으로는 현대아산을 배제하고 다른 사업자와 관광사업을 재개할 뜻을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실현성이 없다. 기본적으로 남측 관광객을 배제하면 찾을 사람이 많지 않아 ‘달러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측은 8일 성명을 통해 현대와의 관광합의 및 계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북측의 이런 협박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제3자와 사업을 시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북측이 금강산 내 남측 재산을 동결·몰수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사업상 거래를 하지 못할 나라’로 낙인 찍혀 북측이 입을 손해가 더 클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우선 금강산 관광의 경우 남측 관광객을 배제할 경우 관광사업으로서 메리트가 거의 없다. 중국 관광객이 접근하기엔 거리가 멀고, 중국을 제외한 외국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찾기엔 관광지로서의 장점이 떨어진다. 분단과 이산(離散)의 특수성을 배제하고서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사업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즉 남측 관광객을 배제한 금강산 관광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북측의 협박은 실제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는 강한 희망을 반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강하다.

북측의 자산 동결 대상에 현대아산이 빠진 점도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현지에 체류 중인 직원들과 연락을 취한 뒤 분위기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우리와 사업 단절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금강산 관광사업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관계자는 “부동산 조사시 북한은 관광 재개를 진지하게 협의하고자 했던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금강산지구 내 시설투자액은 2269억원에 달한다. 또 토지 및 사업권 확보금액 4억9000만 달러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취득액 5억 달러를 더하면 금강산 투자액만 1조3396억원이 넘는다.

한편 북측이 금강산 출입을 막겠다고 밝힌 현대증권, 이든상사, 평안섬유의 투자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온정각 내에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온정각 내 홍보관을 운영 중인 현대증권은 1억원, 기념품을 판매하는 이든상사는 560만원, 등산용품 등을 판매하는 평안섬유는 5300만원을 투자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