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삼호드림호 소말리아 연안 정박… 한국인 등 선원 24명 무사

입력 2010-04-08 18:36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드림호 선원들의 석방 문제가 장기전 양상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해적에 피랍된 한국인 5명과 필리핀인 19명 등 선원 24명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드림호는 8일 소말리아 해안으로부터 4.5마일(7.24㎞) 떨어진 해역에 닻을 내린 채 정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연합함대도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인근 해안에 도착했다”고 확인했다.

외교 당국자는 “근거지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에 납치한 선박을 정박하는 것은 해적들의 통상적인 패턴”이라고 말했다. 삼호드림호가 30만t급 원유 운반선인데, 소말리아 해적들 근거지 항구 중 이 정도 큰 규모의 배를 정박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적들은 큰 배를 납치했을 경우 근거지 가까운 바다에 정박시킨 뒤 몸값 협상을 하는 수법을 쓴다는 설명이다.

소말리아 해적을 추적해 온 충무공이순신함은 정박 해역 인근에서 해적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 군사작전 감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해적들은 삼호드림호 선장을 통해 충무공이순신함이 가까이 오면 선원들의 신변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이미 선사(船社)인 삼호해운 측에 전달했다. 삼호드림호에 많은 양의 원유가 실려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정부는 삼호드림호의 정박이 장기화될 경우, 충무공이순신함을 원래 작전지역인 아덴만(홍해와 아라비아해 사이 해협)으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작전의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남은 수단은 협상을 통한 석방 밖에 없다. 삼호해운과 해적들 간의 1차 접촉이 끝났고 조만간 본격적인 석방교섭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