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김정일, 천안함 파장 커지자 訪中 취소?
입력 2010-04-08 21:34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하지 않은 게 천안함 침몰 사고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한나라당 소속 친박계 의원은 8일 “김 위원장이 지난 주말 (중국을 향해) 떠나려고 했다가 결국 못 갔다”면서 “천안함 사고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모르고 있다가 출발 직전 심상치 않아 방중을 급히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국이 지난 2일 북한과의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간 정황이 있고, 김 위원장이 방중을 하면 수행하게 될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최근 조선중앙TV에 7번이나 보도된 것도 방중의 사전 증거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 때 약속받은 식량 지원과 유리공장 건설 등 경제적 지원을 매듭짓기 위해 방중을 서둘렀지만, 천안함 사고의 파장이 확산되자 막판에 포기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군부에 대한 통제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져 강경파들이 저지른 천안함 사고를 나중에 확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은 천안함 침몰 사고를 북한의 어뢰나 기뢰와 연결시키는 정황을 안보상 위협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우고 중국을 방문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민무력부는 지난 4일 “미제와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이 (천안함) 사고 원인을 우리 공화국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전군에 고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자유북한방송(RFA)이 7일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방중 포기를 천안함 사고와 연결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하순 6자회담을 앞둔 북·미 예비회담의 개최나 대북 제재의 해제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방중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천안함 사고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연결짓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도 “방중 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다면 천안함 사고가 있었더라도 취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의 일정과 천안함 사고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기는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김나래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