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백한 흠집내기용 수사”… 한명숙 수사 반발
입력 2010-04-08 18:29
민주당은 8일 검찰에 대해 “마치 술에 취해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처럼 섬뜩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법원 판결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건설사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명백한 흠집내기용 수사”라며 “선거기간 내내 정치자금 관련 수사를 진행해서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총리만큼은 잡고 말겠다는 감정이 실려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수사해서 돌아가시게 해놓고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한 전 총리 수사에 권력형 비리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의 특수1부까지 나서자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골프비 대납 문제 등이 터져나오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며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 전 총리의 깨끗한 이미지는 다시 상처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가 지방선거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 전략으로 ‘한명숙 카드’ 하나만 들고 있었던 게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정 대표의 재선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하지만 지도부와 당권파 의견은 다르다. 검찰의 별건 수사로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 ‘한명숙 대세론’이 견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지난 연말 검찰이 한 전 총리 의혹을 흘리며 유죄로 몰고갔지만 시간이 지난 후 무리한 기소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번 별건 수사도 마찬가지”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제3의 후보 영입론에 대해 “대안을 만들자는 것은 유죄를 인정하는 꼴로 서울시장 뺏기는 것을 우려한 현 정권의 정치공작에 말리는 것밖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당 핵심 당직자는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하겠지만 여전히 한 전 총리가 우리의 최고 카드”라고 강조했다.
한장희 강주화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