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고교 은사와 장모가 본 故 김태석 상사

입력 2010-04-08 21:54


천안함 침몰 사고로 숨진 김태석 상사는 어린 시절 만능 스포츠맨으로 이름을 날린 성실하고 착한 학생이었다. 그의 은사인 유익상(56) 교사는 “제자 중 세상을 떠난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태석이는 운동을 좋아해 인기가 많았고 지각을 한번도 하지 않을 만큼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유 교사의 기억 속 김 상사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키가 커 배구부에서 줄곧 활약했고 탁구에도 일가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상사는 또 농구와 축구 등 공으로 하는 모든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당시 태석이는 전기전자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했다”면서 “하지만 면담을 하면 유독 해군에 있는 형들이 멋지다는 얘기를 많이 해 해군에 대한 관심도 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지금도 태석이를 부르면 ‘선생님’ 하고 달려와 밝은 웃음을 지을 것 같다”며 먼저 간 제자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8일 경기도 평택 해군 아파트에서 만난 김 상사의 장모 역시 “내 사위지만 정말 착한 사람”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내보였다. 3년 전 부득이한 사정으로 자신을 포함해 가족 9명이 김 상사의 조그만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싫은 내색 한번 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상사는 장모가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힘든데 일하지 마세요”라며 스스로 빨래, 설거지 등을 하기도 했다. 장모는 “사고 15일 전 ‘빚도 다 갚았고 다 잘될 거예요’라며 전화통화를 한 것이 결국 사위와의 마지막 대화”라며 울먹였다.

한편 김 상사의 모교인 경기도 성남 중원동 성남서고 이상헌 교장은 “나라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순직한 김 상사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9일 1교시 시작 전 담임 조회시간에 전교생이 일제히 김 상사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교 차원의 조문단도 구성키로 했다.

조국현 기자, 평택=박유리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