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함수 쇠사슬 묶기 2∼3일 정도 걸릴 듯

입력 2010-04-09 00:16


천안함 침몰 14일째를 맞은 8일 선체를 와이어로 감기 위한 기초 작업이 진행됐다.

군 당국은 오전 민간 인양업체들이 함수 밑으로 터널 2개를 뚫고 1인치(2.54㎝) 굵기의 와이어를 통과시키는 작업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와이어는 선체 밑 개펄에 착굴된 터널로 90㎜ 굵기의 쇠사슬이 통과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와이어를 쇠사슬에 연결한 뒤 소형 크레인으로 와이어를 끌어당겨 쇠사슬을 터널로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쇠사슬이 터널을 빠져나와 선체를 감으면 대형 크레인이 본격적으로 선체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쇠사슬은 함미 부분에 3줄, 함수 부분에 4줄이 사용될 예정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함수의 경우 선체가 조금 들린 부분이 있어 수월하게 와이어를 설치할 수 있으며, 2∼3일 후면 민간 인양업체들이 터널을 뚫고 4줄의 쇠사슬을 선체에 묶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물론 기상 여건이 좋다는 전제 하에서다. 군 당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기상 상태가 좋고 물살이 월(月) 중 가장 느린 ‘조금’ 시기를 맞아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함수 부분에 대한 쇠사슬 결속 작업은 이르면 이번주 중 마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바람이 초속 9∼13m로 강해졌고, 파고도 1.5∼2.5m로 높아져 인양팀이 인근 대청도로 피항해 작업을 진척시키지 못했다. 함수 부분을 인양할 3600t급 크레인선 ‘대우 3600호’는 이날 오후 9시, 이를 탑재할 3000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 12001호’는 9일 오전 10시 도착해 사고 해역에 배치될 예정이지만 기상 조건이 맞지 않으면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함미 부분은 수심이 깊은데다 선체가 개펄에 1m 가까이 박혀 있어 작업 진척이 함수 부분보다 더딘 상황이다. 더구나 함미에서 지난 3일 남기훈 상사에 이어 전날 김태석 상사의 시신이 발견돼 함체 인양을 위한 수중 탐색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여단(UDT) 잠수대원들은 시신이 발견될 것에 대비,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함미 부분 해역에서 비상 대기했다. 민간 잠수대원들은 수중 탐색을 통해 함체가 침몰한 개펄에 와이어를 넣기 좋은 지점을 검토했다. 또한 스크루 추진체 부분에 와이어 연결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강풍으로 진척시키지 못했다.

아울러 군은 인양 작업과 별개로 기뢰탐지함(소해함) 4척과 SSU, UDT 잠수대원, 해병대 6여단 장병 등을 투입해 해저, 해수면, 해변을 수색하는 등 천안함 잔해 수거 작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금속 파편은 사고 원인을 알려줄 귀중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군은 기뢰탐지함을 통해 사고 해역 10여 지점에서 천안함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들을 확인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잔해는 둘로 갈라진 천안함이 떠내려가면서 떨어진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만일 어뢰나 기뢰 등에 의한 폭발이었다면 그에 대한 파편이 나올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