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군웅할거’ 시대… 애플, 태플릿PC 아이패드 이어 차세대 아이폰으로 선두

입력 2010-04-08 18:23


애플은 태블릿PC(휴대용 터치스크린PC) ‘아이패드’에 이어 차세대 아이폰을 내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첫 자체 개발 스마트폰 ‘핑크’와 태블릿PC ‘쿠리어’로 추격한다. 노키아도 태블릿PC 개발에 들어갔으며 구글은 인텔, 소니와 손잡고 ‘구글TV’를 준비 중이다. 바야흐로 모바일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선 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기기가 담을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애플, 구글, MS 같은 소프트웨어 강자들이 위세를 떨치는 이유다. 하드웨어에 치중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혁신적 기기 생산과 함께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군웅 대열에서 밀려날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 운영체제(OS) 새 버전(4.0)을 공개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이폰 OS 4.0을 보면 오는 6월쯤 나올 아이폰 4G가 어떨지 가늠해볼 수 있다.

업계에선 4.0 버전에 지금까지 아이폰에 없던 멀티태스킹, 플래시, 영상통화 기능이 추가되거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일 아이패드 출시로 태블릿PC 시장을 선점한 애플이 대폭 기능이 개선된 아이폰까지 내놓는다면 모바일 세상의 가장 강력한 제후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MS는 오는 12일 첫 독자 개발 스마트폰인 ‘핑크’를 공개할 예정이다. MS는 PC OS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배력을 모바일 OS 시장으로 가져오지 못해 애플에 뒤지고 구글 안드로이드에 쫓기고 있다.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에서 자체 상표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초 구글이 자체 개발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선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또 아이패드에 맞서는 태블릿PC ‘쿠리어’를 하반기에 내놓을 전망이다. 책처럼 접을 수 있는 형태에 카메라를 내장하는 등 아이패드와의 차별화에 공들인 제품이다.

구글은 TV를 보면서 트위터, 유튜브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구글TV’를 인텔, 소니, 로지텍과 함께 개발 중이다.

애플과 MS, 구글은 모두 자체 모바일 OS를 가진 업체이면서 기기 생산은 외주를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글이 넥서스원 생산을 대만 HTC에 맡긴 것처럼 MS는 핑크폰 제조를 일본 샤프에 맡겼다.

이들 업체들이 모바일 OS를 쥐고 기기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는 상황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위협적이다.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 OS인 ‘바다’를 키울 계획이지만 아직 바다를 탑재한 제품을 공식 출시하지 않은 상태여서 파괴력이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 LG전자는 당분간 모바일 OS를 자체 개발할 생각이 없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똑같은 OS를 쓰더라도 사용자에게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특색을 보여주는 것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