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이정수, 강압 때문에 출전 안해

입력 2010-04-08 18:14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단국대)가 지난달 소피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은 것은 코칭스태프의 강압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KOC)는 8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 결과 이정수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전재목 코치의 강압적인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체육회에 따르면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정수와 김성일(단국대)은 “전재목 코치가 불러주는 대로 불출전 사유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한 반면 전 코치는 “선수들이 자의적으로 불출전을 결정했고, 다만 선수들이 사유서 작성 방법을 몰라 문안만 불러주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정수는 “개인전 불참 강압은 전재목 코치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윗선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육회는 윗선의 개입여부와 관련,“이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 감사결과 지난 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개인코치와 소속 코치, 선수 몇 명이 모여 “함께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자”고 협의한 사실도 확인함에 따라 쇼트트랙의 뿌리깊은 나눠먹기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결과를 토대로 체육회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체육회의 감사내용은 박용성 체육회장이 박성인 빙상연맹 회장을 직접 만나 전달했으며 박 회장은 “쇼트트랙의 뿌리깊은 파벌을 일소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체육회 관계자는 전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