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의 생존방식은 ‘열정과 주민 섬기기’… 기감 동부연회 콘퍼런스

입력 2010-04-08 17:44


성도의 감소와 고령화, 교회 재정 악화, 목회자 의욕 상실, 그리고 장기 미자립화….



한계 상황에 놓인 농어촌교회의 현주소다. 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없을까.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부연회(강원도 지역)가 8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중앙교회에서 목회 콘퍼런스를 통해 해답을 모색했다. 동부연회 소속 교회의 절반에 가까운 35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가 모였다.

홍천군 서석면 서석교회는 ‘장날맞이 전 교인 합심 전도’를 한다고 소개했다. 이 지역은 4, 9일 장이 서는데 장날과 겹치는 주일이면 이준훈 목사를 비롯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성도가 장터로 나가 맨투맨 전도를 한다. 전원 교회 조끼를 입고, 전도 내용을 적은 인삼파스 등 전도용품을 나눠준다. 작은 트럭을 타고 장터를 돌며 전도 메시지도 전한다. ‘논두렁 방문 전도’도 서석교회의 특징이다. 농사철이면 빵, 과일 등을 들고 논밭으로 찾아가 이웃과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며 인간적 친분을 쌓는다.

고성군 아야진교회는 ‘전도를 하지 않음으로써 전도가 되는 교회’다. 차준만 목사는 인구 2500명의 아야진리에서 무리한 전도 때문에 주민에게 교회 간 다툼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대신 없는 살림을 털어 청소년 장학금 지급, 독거노인 반찬봉사, 노인 목욕봉사, 사랑의 쌀과 연탄 배달 등 나눔의 이미지로 다가가려 했다. 겨울철 새벽에는 따뜻한 차를 끓여 부둣가로 나가 어부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차 목사는 “변화가 느린 농어촌에서의 부흥은 도시 부흥과 다르다”며 “한 영혼을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선군 여량면의 아우라지교회 김성진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와 동떨어지지 말고, 딱 반발만 앞서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이웃에 다가가기 위해 컴퓨터 수리·조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회 마당에서 영화 상영을 했다. 2006년부터는 폐광 지역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학교를 시작했는데, 현재 지역아동센터로 발전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10여개 교회가 목회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 스스로가 내놓은 농어촌교회 생존 전략은 크게 ‘복음 전도에 대한 열정’ ‘지역 밀착형 목회’ 등으로 요약된다.

원종국 동부연회 감독은 “열악한 환경과 한계를 뚫고 목회에 희망을 갖게 하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런 열매들이 농어촌교회 현실에 적용돼 목회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