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 영·수 기초-심화반 생긴다

입력 2010-04-08 18:37


일반계 고교에서 영어·수학 성적이 낮은 학생을 위한 기초반이 운영된다. 실력이 좋은 학생은 심화반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일 이런 내용의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공모를 거쳐 시범학교 60곳을 지정,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교과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시범학교를 확대 운영하고 2012년 하반기 일반계고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안에 따르면 기본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일반계 고등학생을 위해서는 기초과정이, 우수 학생을 위해선 심화과정이 각각 개설된다. 일례로 수학의 경우 기초과정은 수학의 기본을, 심화과정은 고급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기초과정 교재는 올 상반기 시범 교육청을 통해 개발된다. 심화과정은 특수목적고의 전문교과나 대학과목선이수제(AP)와 비슷한 수준으로 과목이 구성돼 보통 교과에서 높은 성과를 낸 학생들이 듣게 된다. 기초·심화 과정은 고교 내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한 학교에 해당 학생이 적거나 강사를 확보하기 어려우면 지역 교육청이 직접 또는 거점 학교를 통해 이들 과정을 운영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성적 기재 방식도 변경된다. 기초과정은 뒤처지는 학생을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고, 심화과정은 우수 학생이 모여 있어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학생부에는 석차 등급 대신 ‘이수’ 여부만 기재된다. 그러나 수학·영어를 제외한 보통 교과는 석차 등급이 그대로 매겨진다. 다만 보통 교과의 경우 이수자가 13명 이하일 때에는 등급을 산출하지 않도록 했다. 기초·심화 과정에 들어가는 학생 선발은 학교별로 지정된 학업상담 교사가 진단평가 점수나 각종 학습활동, 교과 성적 등을 토대로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기초·심화 과정에 들어갈 학생을 선별하는 방식과 이수 여부를 결정할 평가 방식 등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기초과정은 열등반, 심화과정은 우등반으로 인식돼 기초과정에는 서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반면 심화과정엔 서로 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사교육이 생겨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