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美 동맹 맞아?… 탈레반 사령관 비밀 사면

입력 2010-04-07 21:16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반(反) 외세 독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유엔 직원 3명을 납치한 혐의로 1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탈레반 사령관 아크바르 아가를 비밀리에 사면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2004년 발생한 첫 외국인 납치 범죄의 주범이기 때문에 ‘아가 석방’은 서방 세계를 자극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들과 각을 세우기 시작한 건 연속적이다. 지난 1일엔 “지난해 실시됐던 대선에서 외국인들이 대규모 부정을 저질렀다”고 자극했다. 이어 3일엔 아프간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만약 여러분과 국제사회가 나에게 압력을 강화하면 난 탈레반에 합류할 것을 맹세한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4일에도 연합군 대공세가 예정된 칸다하르에서 부족 지도자들과 만나 “여러분의 동의가 없으면 군사작전도 없다”고 말했다. 동석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연합군 사령관과는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 세계의 불만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이 맞느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그리고 “카르자이 대통령의 최근 언급은 우려스러운 것”이라는 전날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