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생존 장병-실종자 가족 만남 ‘불발’
입력 2010-04-07 18:36
7일 오후로 계획돼 있던 천안함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의 만남이 돌연 취소됐다. 국방부가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무리한 일정을 잡았다가 빚어진 혼선이었다.
국방부와 해군은 갑작스러운 취소 원인을 실종자 가족에게 돌렸다. 국방부 등은 이날 “실종자 가족이 원치 않는다고 전해와 오늘 오후로 예정됐던 만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 장병들을 만나기를 원했지만 이날 오후를 고집하지는 않았다.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생존 장병의 건강상태를 고려해야 하고, 자체적으로 참여 인원을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생존 장병과의 만남은 3∼4일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었다.
오히려 실종자 가족들은 국방부가 생존 장병 기자회견과 합동조사결과 발표 등 두 가지 일정을 함께 잡은 데 부담을 느꼈다. 실가협은 “인양 작업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인데 이목이 집중되는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만남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며 “그저 조용히 우리 아들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세부적인 계획은 해군이 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본부 정훈공보실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구체적 요청이 없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관계자도 “실가협이 제2함대 측에 생존 장병과의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회견과 사고 시점 발표라는 두 일정이 잡혀 있었다”며 “(국방부와 해군, 실가협 등이) 서로 모르고 만남을 추진해 혼선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평택=이경원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