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 2주년 이소연 박사 “한국형 우주인 훈련 매뉴얼 제작 중”

입력 2010-04-07 18:53

“앞으로 한국에서 여러 우주인이 나올 때 도움되는 자문을 줄 수 있어야죠.”

8일은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32) 박사를 태운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박사는 7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2년 전 우주 개발에 대한 전 국민의 열망을 한 몸에 받았던 소회를 밝혔다.

이 박사는 “두해 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와 이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책임감은 영원할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박사는 지구 귀환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선임연구원으로 지난 2년간 대중 강연 135회, 기획 강연 23회, 과학 행사 78회, 대중매체 활동 140회 등 우주인으로서 쉼 없이 달려왔다.

그는 또 “러시아에서 받았던 우주인 적응 및 생환 훈련을 공군과 연계해 경남 남해에서 지속적으로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우주인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매뉴얼을 올해 안에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특성에 맞는 의학 훈련과 체력 훈련, 무중력 적응 훈련 등 3개 분야에 대한 매뉴얼은 이미 마련해놓은 상태다. 이 박사는 “앞으로 러시아에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유인 우주인 프로그램 개발에도 초석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올해 8월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국제우주대학(ISU)에 강사(패컬티)로 초빙받아 우주 경험담을 학생과 일반인에게 전할 예정이다.

이 박사는 아울러 우주과학 분야에서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 선진국이 이미 개발해 놓은 기술을 쫓아가기보다는 한국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우주 선진국들은 주로 화물우주선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유인 우주기술 분야는 한국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요즘 신학기 KAIST 출강 등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는 이 박사는 “얼마 남지 않은 나로호 2차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첫 우주인으로서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우주인 탄생 2주년을 맞아 8일부터 25일까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우주인 배출 2년 특별전시회’를 연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